고다완 싱글몰트 01 (Godwan Singlemalt)

아는 동생이 인도에 갔다 오더니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형 이거 보소, 같이 마십시다’

녀석이 보낸 사진에는 처음보는 위스키 이름이 적혀있었다. 고다완? 고다완이 뭐지? 처음보는 위스키인데..

인도 위스키라고 했다. 아, 인도… 그래 요즘 인도 위스키가 뜬다더니.

조사해보니 인도 디아지오에서 출시한 제품이었다. 라자스탄 지역의 희귀조 ‘고다완’을 심볼로 삼았는데, 제품 수익의 상당 부분을 이 새의 보존에 사용한다고 한다.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NAS(Non-Age Statement) 제품이지만, 쉐리 캐스크 숙성에 버번 캐스크 피니시로 나름의 노력이 엿보인다. 현지에서 재배한 6줄 맥아보리를 사용했고, 특이하게도 허브를 채운 버번 캐스크에서 최종 숙성을 거쳤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이런 독특한 위스키를 경험하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인도 위스키는 암룻말고는 마셔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달려가 스시와 함께 맛보았는데… 꽤 괜찮았다.


맛은 계피, 정향, 그리고 풍부한 과일 향이 난다. 향은 달콤했지만 실제로 맛보면 생각보다 달지 않고 짠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소금을 넣었나 싶을 정도의 짠맛을 음미하다 보면 마지막에 톡 쏘는 달콤함이 여운을 남긴다.

‘오, 맛있네.’ 첫인상이었다. 특히 독특한 맛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알 수 없는 허브를 첨가했다는데, 그 때문인지 기존의 위스키와는 다른 맛이 난다. 경험해보지 못한 맛이라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다. 위스키 테이스팅에 능숙한 사람들이 다양한 음식을 잘 먹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탄산수와 함께 마셨다면 맛을 더 잘 구별할 수 있었겠지만, 맛있는 술과 안주(회)를 앞에 두고 그런 생각까지는 미처 못 했다. 그저 이 좋은 술을 함께 나누어 준 동생에게 고마울 뿐이었다


최종평

정말 맛있다. 최근 인도 위스키 관련 뉴스가 자주 나오더니 이유가 있었나 보다. 약 10년 전, 출장으로 인도 공항에 잠시 들렀을 때 인도산 위스키가 많은 걸 보고 의아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 사이 상당한 발전이 있었겠지. 일본, 대만에 이어 인도가 아시아의 새로운 위스키 강국으로 부상하는 모양이다.

이런 걸 볼 때마다 아쉬움이 든다. 우리나라도 충분히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데… 어쩌다 매번 이렇게 비싼 해외 위스키를 마셔야 하는지.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이렇게 다양한 나라의 위스키를 경험할 수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