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위스키 애호가들은 종종 국내 위스키 가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물론 주세 정책의 배경과 그로 인한 저렴한 전통주 가격의 장점을 이해하면서도, 위스키 애호가들에게는 이 정책은 너무나 큰 부담이다. 실제로 한국의 위스키 가격은 이웃 나라 일본보다 20~30% 가량 높은 편이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넘어 위스키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위스키가 비싸다는건 그걸 서비스 하는 바(Bar)도 비싼 문화공간이 된다. 비싸니까 아무나 시도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한국의 위스키 시장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이래서는 한국에서 위스키 문화가 발전하기 어렵다. 옆나라 일본은 바(Bar)도 그렇고 위스키를 대하는 자세도 우리보다 훨씬 편안한데 물론 일본이 우리보다 오랜 위스키 역사를 가진것도 한 몫 하지만, 나는 현재의 주세 정책이 시장 활성화를 방해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탈리스커 10년은 매우 특별하다. 흥미롭게도 이 위스키는 오히려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탈리스커 10년은 피트 위스키 입문자에게 꼭 추천하는 제품이다. 그 이유는 단순히 가격적인 매력뿐만 아니라, 맛과 품질 면에서도 다른 기본 피트 위스키들에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독특한 피트향(흔히 석탄이나 정로환의 향에 비유되는 그것!)을 처음 경험하거나, 이미 그 맛에 매료된 피트쟁이들에게는 탈리스커 10년은 훌륭한 선택이다.

피트 위스키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마시다 보면 피트향의 반대급부로 달달함이 올라온다는 것인데, 굳이 피트 위스키들에서 이러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초코우유를 더 달달하게 마시기 위해서 소금을 넣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혹은 짭짤한 과자를 먹은 후 물을 마셨을 때 느껴지는 더 강한 단맛이랄까? (실제로 그런 효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쨋거나 나에게 있어서 피트 위스키는 다른 위스키보다 더 달달하다고 느껴진다.
향은 피트향이 크게 올라오기 때문에 사실 개코가 아니라면 다른 향을 맡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나마 꿀향이 조금 같이 섞여 올라오는 듯한?
맛은 달달하며 소금맛이 난다. 탈리스커 외장 박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다의 느낌이 나는 위스키라고 홍보하는데, 실제로 마셔보면 바다의 느낌이 나며 해산물과도 정말 잘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피트 위스키는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
최종평
맛있다. 싸게 사면 6만원에도 구할수 있는 위스키가 이정도 퀄리티라는 것은 위스키 매니아들에게는 축복이다. 당신이 피트위스키를 그닥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정도 가격에 이정도 맛나는 싱글몰트는 여간 찾기 어렵다. 그러니 만약 대형 마트에서 6만원대 탈리스커 10년이 보인다면 하나쯤 사두는 것을 추천한다.